– 제대혈로 난치병 치료 사례 늘자
– 초기 15년서 평생보관 비중 증가
– 메디포스트, 유치 전담팀 꾸리고
– 연장땐 이식비 지원 등 이벤트
– 후발주자들도 프로모션 잇따라
지난 2003년 국내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제대혈 보관 서비스의 만기가 올해 집중되면서 연장 고객을 유치하려는 바이오기업들의 마케팅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전에는 15년 기간의 제대혈 보관 서비스를 주로 선택했지만 의학기술의 발달로 성인도 제대혈 시술을 통해 난치병을 치료하는 사례가 속속 보고되면서 평생 보관을 선택하는 비중도 갈수록 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제대혈은행을 운영 중인 국내 주요 바이오기업들이 이달 초부터 제대혈 보관을 연장하는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국내 1위 제대혈은행 ‘셀트리’를 운영하는 메디포스트는 최근 연장 고객을 유치하는 전담팀을 꾸리고 연장 계약자에게 이식비를 지원하는 이벤트를 내놨다. 후발주자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셀론텍, GC녹십자랩셀, 보령바이오팜, 차바이오텍 등도 일제히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선보이고 기존 제대혈 고객이 보관 서비스를 연장하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제대혈 이식비를 지원하거나 이식수술 시 환급금을 제공하는 식이다.
지난 1996년 국내에 첫 도입된 제대혈 보관 서비스가 올 들어 다시 주목받는 것은 2003년을 전후로 급증했던 이용자들의 만기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당시 제대혈 보관의 효용성이 부각되면서 서비스에 가입한 산모들이 크게 늘었는데, 당시만 해도 제대혈로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 소아암에 불과해 대부분이 보관기간 15년 상품을 선택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고객만 5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메디포스트 관계자는 “지난 2016년 1,000여명이었던 제대혈 만기 고객이 지난해 5,000여명이었고 올해는 3만명에 이른다”며 “20년 연장 기준으로 100만원 안팎의 비용이 들지만 제대혈의 효능이 갈수록 알려지면서 계약 연장을 상담하는 고객들의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대혈은 임신 중인 산모가 태아에게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탯줄에 있는 혈액이다. 과거에는 출산 후 버려졌지만 적혈구·백혈구·혈소판 등을 생성하는 조혈모세포가 풍부하다는 사살이 알려지면서 백혈병을 비롯한 주요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처음 제대혈 보관이 등장했을 때만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소아암에 국한돼 보관기간 15년이 주를 이뤘지다. 최근에는 뇌성마비, 발달장애, 뇌신경질환 등으로 치료영역이 넓어지면서 영구보관을 선택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13개 제대혈은행의 신생아 제대혈 보관건수(누적)는 지난 2013년 40만건을 돌파했고 지난해 50만건을 넘었다. 제대혈 채취비와 보관료를 합해 건당 100만원 안팎을 부담해야 하는데 젊은 부부일수록 제대혈 보관을 선택하는 비중이 느는 추세다. 한 자녀만 갖는 부부가 많아지면서 미래에 있을 위험에 대비하자는 보험의 성격이 크다는 얘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대혈 보관 서비스가 처음 도입됐을 때만 해도 일종의 상술이라는 지적이 많았지만 최근 의료계에서 제대혈의 효용성이 잇따라 보고되면서 인식이 크게 달라졌다”며 “제대혈은행을 운영하는 기업으로서도 연장 고객을 유치하면 곧장 매출로 이어지기 때문에 신규 고객 못지 않게 연장 고객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올해를 기점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